수중에서의 모든 감각은 육상과는 다르며 완전한 무중력 상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물은 더 크게 보이고 소리는 더 크게 들리며 주위의 물의 흐름에 따라 내 몸의 움직임이 변하게 됩니다. 이러한 감각적인 변화는 다이빙의 즐거운 요소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으나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안전하고 즐거운 다이빙을 할 수 있습니다.
1. 수중에서 우리의 시각(vision)
수중에서의 물체는 실제보다 약 25% 정도 크게 보입니다. 우리가 다이빙을 할 때 물속의 모습을 더 뚜렷하게 보기 위해서는 물과 눈 사이에 공기 공간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빛이 이 마스크의 유리면을 통과하면서 굴절하게 되는데 이때 우리 눈에 사물이 더 크게 보이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시간 왜곡 현상에 의해 일시적으로 어지럽거나 방향감각이나 거리감이 둔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고정된 물체를 잡고 상태가 호전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또 수중에서는 시야(visibility), 즉 육상에서 보다 수평으로 볼 수 있는 거리가 짧습니다. 다이빙에서 시야는 볼 수 있는 최대 거리를 미터(m)로 표시하고 그날의 날씨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빛, 물의 탁도, 바닥의 구성물질, 하루 중 시간대 등의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2. 빛
깊은 바닷속을 촬영한 영상들을 보면 조금 파란빛의 어두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다이버가 깊은 수심으로 하강하면 점차 주위가 파란색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태양광선은 대표적으로 무지개색으로 표현되는 빨간색, 오렌지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남색, 보라색으로 보이는 각기 다른 파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각각의 다른 파장은 물을 통과하는 투과력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즉 파란색이 잘 투과되기 때문에 깊이 잠수했을 때 파란색만 남게 되어 주변이 파란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빨간색이 가장 잘 투과되지 않아 먼저 사라지는 색이고 다음으로는 오렌지색, 노란색, 초록색, 보라색이고 마지막이 파란색입니다. 실제 빨간색인 물고기도 수심 30m에서는 녹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싶은 바닷속에서 아름다운 바다 생물들을 실제의 색으로 감상하고 싶다면 다이빙 랜턴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빛의 파장이 다이빙 랜턴에 따라 조정 가능한 경우에는 생물의 색을 더욱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 부유물이 많아 탁한 물에서는 빛의 투과력이 더욱 떨어지기 때문에 시야가 좋지 않습니다. 이런 환경은 짝을 잃어버리거나 길을 잃는 등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훈련한 후 다이빙을 해야 하며, 항상 조심해서 안전한 다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3. 소리
물속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는 내 호흡소리가 특히 크게 들리고 수중 생물이 내는 소리와 머리 위로 지나가는 배의 엔진 소리 등 수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소리는 공기보다 수중에서 약 4배 빠르게 전달됩니다. 사람의 방향감각은 양쪽 귀에 도달되는 소리의 미세한 시간 차이를 감지해서 판단하게 되는데 수중에서는 소리의 전달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시간 차이를 감지하기 어렵게 되어 방향감각이 둔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항상 짝과 함께 행동하고 위치를 확인하면서 다이빙을 해야 합니다. 수중에서 배의 엔진 소리가 들린다면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수중에 머물러 있어야 하고, 수면표시부이(SMB)나 보트는 앵커 줄을 따라 수면으로 천천히 상승해야 합니다.
4. 열손실
수중에서는 체온 손실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공기 중에서 보다 약 20~30배 정도 빠르게 열손실이 일어나는데 다이빙 도중 추위를 느낀다면 불편할 뿐 아니라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섭씨 22도의 물에서는 매우 춥게 느껴지지만 섭씨 22도의 기온에서는 시원함을 느끼는 정도로 느낌이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깊이가 있는 다이빙을 할 때는 잠수복을 입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잠수복을 입었다고 해도 장시간 다이빙을 하면 추위를 느끼게 됩니다. 만약 몸이 비 정상적으로 떨리는 것이 느껴진다면 즉시 물 밖으로 나와서 몸을 말리고 따뜻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몸의 감각이 상실되며 저체온증에 걸릴 수 도 있습니다. 혹독한 경우에는 정신과 생체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등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안전규칙을 잘 준수해야 합니다. 다이빙을 하다 보면 온도가 갑자기 변하는 경우를 경험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은 물의 밀도와 온도가 다른 물의 층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수온이 갑작스럽게 변하는 곳을 수온약층(thermoclines)라고 부르는데 거의 모든 수역에서 나타납니다. 차가운 물은 밀도가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따뜻한 물 아래쪽으로 가라앉는 경향이 있지만 바람이나 조류, 계절의 변화와 같은 외적 요인에 영향을 받으면 따뜻한 물 위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온이 섭씨 30도로 온화하고 수온이 섭씨 25도로 따뜻하더라도 깊은 수심의 온도는 섭씨 10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항상 다이빙 가이드에게 수온과 수온약층이 상존하는 곳에 대한 정보를 미리 확인해서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다이빙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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